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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박물관의 해녀 도구, 구술생애사, 미술작품

by indusluvcky 2025. 7. 2.

제주 해녀박물관의 해녀 도구
제주 해녀박물관의 해녀 도구

제주 해녀박물관은 단순한 박물관 그 이상입니다. 바다와 함께 살아온 제주 해녀의 삶은 단순한 생계의 기록이 아니라, 제주 여성의 끈기와 지혜, 공동체의 역사를 모두 품고 있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특히 해녀박물관에서는 직접 만질 수 없는 과거의 현장, 해녀의 숨결이 담긴 도구와 구술생애사, 그리고 해녀를 그려낸 예술작품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주 해녀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해녀 도구 7가지의 역사와 의미, 구술생애사 기록 프로젝트, 해녀 미술작품과 해녀 화가들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해 보겠습니다. 단순한 전시 안내를 넘어서, 해녀박물관이 왜 특별한지, 그 가치를 진짜 제주도 현장에서 느끼실 수 있도록 상세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제주 해녀박물관의 실제 해녀 도구 7가지의 역사와 의미

제주 해녀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해녀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각종 도구들입니다. 이 도구들은 단순한 어업 장비가 아니라, 제주 해녀의 삶의 철학과 세대를 이어온 노하우, 그리고 환경과의 공존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테왁입니다. 테왁은 해녀들이 물질을 할 때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채취한 해산물을 담아두는 일종의 부표입니다. 대나무로 만든 망사리에 박을 넣어 띄우는 형태인데, 제주 해녀들이 힘들게 숨을 고르며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테왁은 물살이 센 제주 해안에서 해녀의 생명을 지켜주는 구명 도구 역할도 했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현대에는 플라스틱 소재로 변해 왔습니다. 하지만 박물관에 전시된 옛 테왁은 해녀 할머니들의 손때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바다와 인간의 오랜 공존을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두 번째는 빗창입니다. 빗창은 길고 가느다란 쇠막대 끝에 갈고리처럼 생긴 도구로, 바위틈에 숨어 있는 전복이나 소라를 채취할 때 쓰였습니다. 해녀들은 해저 암반에서 바위와 해산물을 구분하는 손끝 감각과, 위험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빗창을 다루는 기술을 세대에 걸쳐 전수해 왔습니다. 빗창의 소재와 길이, 형태는 해녀 개개인의 신체 조건과 물질하는 지역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빗창 한 자루에도 제주의 자연과 해녀들의 경험, 그리고 유구한 지혜가 오롯이 깃들어 있습니다.

세 번째는 물안경(숨테)입니다. 해녀들은 초기에는 맨눈으로 잠수했으나, 20세기 중반부터는 일본에서 전래된 유리제 물안경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물안경은 해저 시야를 넓혀주고, 효율적인 물질을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해녀들의 물질 방식과 채취 환경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해녀박물관에는 세대별로 다른 물안경이 전시되어 있어, 기술의 변화가 해녀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해녀 정신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로 중요한 도구는 망사리입니다. 망사리는 테왁과 함께 쓰이는 망 형태의 주머니로, 해산물을 넣고 다니는 데 사용합니다. 이 망사리는 마치 해녀들의 보물주머니처럼 바닷속에서 힘겹게 채취한 소라, 전복, 성게 등을 한가득 담습니다. 망사리의 그물코와 짜임새, 손잡이 등에는 할머니 해녀들의 손재주와 바다를 향한 애정이 녹아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고무옷(물 수의)입니다. 고무옷은 1960년대 이전에는 주로 삼베나 면으로 된 얇은 물옷이었으나, 이후 일본에서 건너온 고무재질 잠수복이 도입되며 해녀들의 물질 환경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고무옷 덕분에 체온을 유지하며 장시간 바다에서 작업할 수 있게 되었고, 해녀들의 생명력과 작업 효율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박물관에는 초기 고무옷부터 현대형까지 실제 해녀가 입었던 옷들이 전시되어 있어, 시대별 변화의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 도구는 집게입니다. 집게는 성게나 소라, 해조류를 채취할 때 사용되는 작은 철제 도구입니다. 해녀들은 이 집게를 능숙하게 다루며, 맨손으로는 어렵거나 위험한 해산물을 효과적으로 수확할 수 있습니다. 집게의 형태와 크기는 해녀의 손 크기, 물질하는 해역의 특징에 맞게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졌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지팡이(뻘지팡이)입니다. 해녀들은 물질을 마치고 육지로 돌아올 때 미끄러운 해안가나 돌밭을 안전하게 걷기 위해 지팡이를 사용합니다. 단순한 보조기구가 아니라, 해녀의 일과 삶, 그리고 노년기까지 이어지는 바다와의 동행을 상징합니다. 이 지팡이 하나에도 해녀 공동체의 연대와 인생의 무게가 담겨 있습니다.

이렇듯 제주 해녀박물관의 도구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역사책이자, 해녀 정신의 상징입니다. 각각의 도구마다 녹아 있는 세월과 손끝의 기억, 바다를 이겨낸 여성의 힘을 박물관 현장에서 꼭 만나보시길 권합니다.

해녀 구술생애사 기록 프로젝트

제주 해녀박물관의 또 다른 진정한 가치는 바로 해녀 구술생애사 기록 프로젝트에서 드러납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옛날이야기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제주 해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살아있는 역사로 남기는, 대한민국에서도 매우 선구적인 시도입니다.

해녀 구술생애사는 실제 해녀 할머니들이 직접 자신의 인생을 말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박물관 연구원이나 지역 구술연구가들이 해녀를 찾아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물질의 기억, 가족과 바다, 전쟁과 가난, 공동체 생활, 그리고 여성으로서 겪었던 편견과 연대의 순간들까지 깊이 있는 인터뷰를 나눕니다. 이 기록 과정은 단순히 인터뷰에 그치지 않고, 오랜 시간 반복적인 만남과 신뢰를 쌓으며 해녀들이 진짜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구술생애사 프로젝트의 가장 큰 의의는, 개별 해녀의 이야기를 하나의 집단적 문화유산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입니다. 한 해녀의 물질 일기에는 바다의 변화, 해산물의 풍흉, 일본 강제동원과 같은 역사의 상흔, 공동체 안에서의 갈등과 화해 등 다양한 시대적 경험이 녹아 있습니다. 이러한 생애사는 모두 녹음,촬영되어 아카이브로 남겨지며, 일부는 박물관 내 영상 전시와 함께 관람객들에게 공개됩니다. 실제 박물관을 찾은 방문객들은 해녀 할머니의 목소리, 해녀가 직접 읊조리는 제주 방언의 생생한 울림, 그리고 오래된 가족사진과 어우러진 전시를 통해 제주 해녀의 살아있는 역사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구술생애사 프로젝트는 단지 해녀의 과거만을 기록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박물관은 해녀 할머니들이 지금도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젊은 세대에게 물질 기술, 바다를 아끼는 법, 공동체 생활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조명합니다. 구술 자료는 도내 학교와 연계해 교육 자료로 활용되며, 다큐멘터리, 출판물, 온라인 콘텐츠로 재가공되어 제주 해녀 문화의 확산과 계승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주 해녀박물관의 구술생애사 기록 프로젝트는 과거의 역사를 보존할 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세대가 해녀의 가치와 제주 바다의 소중함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진정한 문화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해녀 미술작품

제주 해녀박물관의 또 다른 보물은 바로 해녀 미술작품입니다. 이곳에서는 해녀를 주제로 한 다양한 예술작품과, 실제 해녀 출신 화가들이 그려낸 바다와 삶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는 제주 해녀의 문화적 위상과 여성 예술가들의 창작 에너지가 만나는,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독창적인 전시입니다. 해녀 미술작품은 단순히 바다 풍경이나 인물화를 넘어서, 해녀의 노동과 삶의 깊이를 예술적으로 해석한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강영란 화가의 바다의 어머니 연작은 해녀들이 물질을 하며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 어두운 심해 속에서 빛을 찾아 올라오는 순간을 강렬한 색채와 역동적인 붓질로 표현했습니다. 이 작품은 해녀의 거친 노동과 자연을 품은 어머니로서의 따스함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또 다른 작품인 김수정 작가의 숨비소리 시리즈는 해녀들이 물질 후 내뱉는 거친 숨소리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설치미술로, 바람과 파도, 숨소리가 어우러진 사운드 아트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해녀 화가로 불리는 실제 해녀 출신 예술가들의 작품입니다. 이분들은 바다에서의 삶과 예술 창작을 동시에 이어가며, 해녀만이 경험한 바다의 감각과 내면세계를 독특한 시각으로 그려냅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 60대 후반의 해녀 화가로 알려진 오승희 할머니는 자신의 물질 경험과 바다에서 겪은 두려움, 동료 해녀들과의 연대를 수채화와 드로잉으로 풀어냈습니다.

박물관 내에는 이분들의 그림과 사진, 작업노트, 직접 쓴 에세이까지 함께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이 해녀의 삶을 예술로 새롭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제주 해녀박물관에서는 매년 해녀 예술제와 같은 기획전을 열어, 현대 예술가들과 지역 해녀, 젊은 창작자들이 함께 해녀를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퍼포먼스를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해녀는 더 이상 과거의 직업이나 전통의 상징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의 예술,문화, 여성 정체성 논의에서 중요한 영감의 원천으로 재해석됩니다.

이처럼 해녀박물관의 미술작품과 해녀 화가들의 세계는, 바다와 예술, 여성과 공동체,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공간으로서, 박물관을 찾는 모든 이에게 새로운 감동과 깨달음을 선사합니다.